2019년 12월의 뉴질랜드#4 해안도로를 따라 코로만델
2019.12.28.~2020.01.08.
뉴질랜드 북섬 여행
2019.12.30.
에덴동산에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부슬비가 계속 내렸는데
오클랜드를 벗어나 1시간여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날씨는 화창하다 못해 햇빛이 따가울 정도로 너무 좋아졌다.
바다가 보이면 당장 담그고 싶을 정도로.
뉴질랜드 남섬은 빙하 지형, 북섬은 화산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남섬만 2번 여행했고 북섬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이전의 여행과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거라 생각했다.
Coromandel Forest Park
코로만델 공원 지역으로 넘어오니
산악지형이 확실히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배가 고플 시간이 되어
Thames 마을에서 잠시 휴식 및 점심을 먹기로.
뉴질랜드 오면 제일 먼저 먹고 싶었던 Fish & Chips를 찾아
맛집이 어딨는지 따위의 고민도 없이 보이는 식당으로 바로 향했다.
Thames Wholesale Fisheries로 갔는데
나중에 보니 꽤나 괜찮은 곳이었더라고.
생선도 신선하고 튀김도 바삭바삭하니 아주 맛이 좋았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먹으니 완전 꿀맛!
Thames에서부터 Coromandel까지 왼쪽에 바다를 끼고 계속 간다.
해안도로 드라이브하는 느낌으로 운전했다.
개인적인 경험의 느낌으로는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인
하와이 마우이섬의 로드 투 하나(Road To Hana) 코스보다
이 도로가 더 아름답다고 느꼈다.
(두 코스 중 하나를 골라서 다시 가라고 하면 난 이 길을 가겠어.)
운전하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드라이브를 즐겼다.
아기자기한 집들도 구경하면서
나도 이렇게 바다 보면서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
생각만 오조 오억 번 한 듯.
가는 길에 여러 해변이 있었는데
운전하면서 지나치기만 하기에는 아까우니
중간에 Tapu Beach에서 잠시 바다를 즐기기로.
작은 자갈들이 많아 맨발로 걷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동해처럼 급경사는 아니라
바다 들어가서도 한참은 걸어 들어갈 수 있을 듯했다.
경치 좋은 풍경을 보다가
저렇게 캠핑카 놓고 밖에 테이블에 앉아서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한편으로 조금 부러웠다.
어쩌다 한번 여행하면 한정된 시간 속에 조금 더 많은 것을 보고자 계속 움직이는데
그냥 아무 부담 없이, 조급할 것도 없이
그냥 경치 좋은 곳에 앉아서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그 시간, 그 공간 자체를 즐기니까.
나도 언젠가 한 번쯤은
해외에 여행 나가서 포인트 지역 딱 하나 정해놓고
유유자적 쉬다가 오는 그런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굳이 다짐을 하였다.
실제로 이번 여행 말미 이틀 정도는 그런 콘셉트로 지냈다.
그건 그 쯤에 얘기하기로.
어쨌거나, 바다는 꽤 아름다웠다.
얕으니까 노란 바다도 이따금씩 보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앞에서 보는데도 에메랄드 빛이면
바다가 얼마나 깨끗한 건가 생각이 들더라.
당장 바다에 첨벙! 담그고 싶었지만
캠핑장을 미리 예약하지 않았던 터라
바닷물 먹은 채로 캠핑장 구하러 돌아다니려면 꽤나 피곤할 것 같아서
눈에 담는 것으로 만족했다.
Pacific Coast Hwy를 따라 20여분을 달리면서
전망 좋은 곳에 잠시 멈췄다 달리기를 반복.
Lookout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쯤
Manaia Road Saddle and Lookout에 다다랐다.
뭔가 대단할 것 없을 풍경인데
그 그대로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이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면서.
코로만델 마을에 도착해서 캠핑장을 찾아다녔으나
뉴질랜드 연휴기간인 탓에 캠핑장은 이미 풀 부킹
Campermate 어플을 통해 주변 캠핑장을 찾아보면서 조금 더 움직여보기로.
코로만델에서 Colville Rd를 따라 20분 정도 달려
Anglers Lodge Coromandel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딱 1자리 남아있어서 후다닥 결제하고 체크인했다. (러키!)
외진 곳에 위치한 캠핑장 치고는, 아니, 그래서 그런 것일까
있을 건 다 있었다.
화장실, bbq, 세탁실 뭐 이런 건 기본 옵션.
와이파이도 훌륭하게 잘 됐다!
체크인 하우스에서 필요한 생필품도 여럿 팔았다.
캠핑장에 언제 들어갈지 몰라서 마을에서 아무것도 안사고 갔던 터라
부탄가스도, 먹을 음식도 별로 없었는데.
부탄가스도 있고 음료수도 있고 베이컨이나 고기도 넉넉하게 있었다.
부탄가스는 한국산(!!)이 있었어서 그거 사는데
오우야... 한국에서 천 원이면 사던 거.... 뉴질랜드에서 사려니까 하나에 4.5 NZD는 줬던가....
비싸 보이긴 했으나 뉴질랜드에서는 이게 당연한 가격이겠지... 생각하면서.... 크흑ㅠ....
풍경에 대해서는 별 기대 없이(기대할 수도 없었지) 왔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캠핑장도 깔끔해서 일까? 더 풍경이 좋더라.
구석진 자리(17번)여서 그렇지 내 자리 빼고는
길 건너 있는 바다도 다 보이더라고.
나처럼 1박만 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거의다 최소 며칠, 보통 1주일 이상씩들 예약했나 보더라.
오우 부럽당....ㅠ
더 움직일 일도 없고 하니
마음 편히 캠핑장 구경하면서
주변도 구경하면서
길 건너편에 바다로 향했다.
바다로 풍덩! 물놀이도 하고 놀고 싶었는데
대낮처럼 보이기는 해도 이미 오후 6시가 지나고 있던 시간이라
바람이 조금은 차더라. 바닷물도 조금 차고 해서 들어가지는 않았다.
괜히 무리하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안 되니까는.
장을 본 게 없어서
조촐하게 볶음밥이랑 베이컨으로 저녁을 먹었다.
보통 여행하면 양주를 거의 먹었었는데
뉴질랜드 하면 와인이 또 유명하니
이번 여행의 주류 콘셉트는 와인으로 잡고
1일 1 와인을 실천하였다.
원래 맛이란
먹는 장소와 풍경이 절반은 먹고 들어가니까
대단할 것 없는 조촐한 메뉴임에도 세상 맛있는 저녁이었다.
Uncle Bens 볶음밥
별 기대 안 했는데 꽤 맛이 좋았어서
이후에 저거는 컵밥 쟁여놓듯이 몇 개씩 사놓고 해 먹었다.
맛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어느 정도 기간의 여행 동안에 먹기에는 질리지 않겠더라.
소형 버너와 세라믹 코펠은 이번 여행을 위해 구매, 개시하였는데
화력도, 코펠의 코팅 상태도 아주 대만족!
세라믹 코팅은 정말 매번 쓸 때마다 감탄한다.
더러워지지도 않고 설거지도 그냥 쓱 한번 하면 어찌나 깨끗한지.
꿀맛 저녁을 먹고 정리하고 나니
어느덧 해넘이 시간이 되어 노을을 보는데
해넘이 맛집이었네!!!!
파스텔로 칠해도 이렇게 아름답지는 못할
너무나 아름다운 하늘이더라.
핸드폰만 들고 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이건 안 되겠다 하면서 뛰어 돌아가서 DSLR을 챙겨 나와
다시 하늘 구경.
어느 사진이 폰카였고 디카였을까나.
그믐달이 하늘에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사진 보면서 추억을 떠올려보니 다시 소름 돋네.
참으로 아름다웠던 시간이었다.
늦은 밤 잠에서 깨어나
밤하늘을 잠깐 만났는데
하늘이 참으로 깨끗하고 주변에 불빛도 없던 터라
별이 정말 많이 보였다.
잠결이라 카메라 세팅이 제대로 안돼서 제대로 못 찍었는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몇 배 정도는 별이 보였다.(보통 반대가 돼야 하는데;;;)
내 자리 주변으로 나무가 많았던 탓에 시야각이 안 좋아서 은하수도 못 보고....
그냥 별만 보다가....
그래도 참으로 아름다운 별밤이었다.